두 번째로 어혈이 정체된 경우는 기혈이 왕성하더라도 산후에 오로가 다 나가지 못한 경우로, 어혈이 정체되면 기맥이 막히고, 모유가 생성되더라도 쉽게 배출되지 못합니다. 또한 산모는 유방에 통증을 느끼게 되고, 아랫배도 아픕니다. 어혈이 정체되어 모유가 나오지 않을 때는 어혈이 정체된 부분을 파악해 그에 따라 어혈을 풀어주고 기가 잘 소통될 수 있도록 처방해줍니다.
이처럼 유즙불행증으로 모유가 부족할 때는 왕불류행(王不留行)이라는 한약재를 통해 치료를 돕습니다. 왕이라 할지라도 움직임을 멈추지 않는다라는 의미의 왕불류행은 약재 자체가 동적인 성질이 강해 막힌 기혈을 순환시켜 모유가 잘 돌게 만듭니다. 모유수유 초기에는 젖몸살에 한두 번 정도 걸리게 되는데 젖몸살로 모유수유를 하지 못하게 되면 기맥이 정체하게 되고, 막혀 모유가 나오지 않습니다. 모유가 막히면 젖몸살과 같은 통증은 점점 심해지게 되는데, 이 때 왕불류행처럼 기혈을 순환시켜 주는 약재를 처방하면 젖몸살을 풀고, 모유의 양을 점차 늘릴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모유가 잘 나오기 위해서는 산모가 음식을 잘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산후에 비위의 기가 약해지면 혈이 감소하여 모유도 적어지게 되지만 비위의 기가 왕성하면 혈도 왕성하게 되어 모유도 많아지게 됩니다. 특히, 모유수유를 하면 평소 보다 수분을 더 많이 필요로 해 미역국과 곰탕과 같은 국물을 자주 먹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미역국은 산모의 수분 보충을 돕는 동시에 요도드와 칼슘 등 무기질과 비타민이 풍부해 모유수유에 효과적이며 곰국 역시 단백질이 공급원으로 젖이 잘 나오게 합니다. 채식주의자인 경우 에너지와 단밸질 충족을 위해 두류나 견과류, 곡류, 채소류의 섭취량을 늘리면 모유수유에 도움이 됩니다.
단 모유수유 시에는 유산이 많거나 찬 음식, 카페인 함유 식품과 술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식혜나 엿기름 혹은 인삼이나 홍삼의 경우 모유의 양을 오히려 줄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대로 향후 수유를 중단할 때에는 식혜를 진하게 달여 먹거나 엿기름을 먹으면 도움이 됩니다. |